빈집 살래 MBC 다큐 플렉스를 최근에 두 번 봤습니다. 서울에서 빈집을 매매해 자신들의 스타일에 맞게 리모델링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빈집 살래'처럼 나도 빈집을 사볼까 잠시 고민해봅니다.
내 집은 어디에
먹방에 이어 요즘 집방 방송이 많이 생겼지만 볼 때마다 한숨이 나와 채널을 돌리곤 했습니다. 집을 대신 구해주는 장면을 보다 보면 진행자들이 '정말 싸다'고 하는 집들이 저에겐 여전히 비싼 집들이거든요. 서울에서 먼 곳이면 먹고 살 걱정이 앞서고요. 상대적 빈곤감에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집이라는 게 가장 편안한 단어로 다가와야 하는데, 역시나 집값이 문제지요. 직장만 아니라면 어디 시골 빈집을 사서 고치고 고추 심고 파 심어서 여유롭게 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이 큰 지구에 내 집 하나 없을 수가 있을까,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모르지만 이런 문제를 바로잡기엔 자본주의가 너무 멀리 와버린 걸까요.
집방 프로그램?
그런데 문득 직장 걱정 안하고 서울에서 빈집을 매매하고 집을 뜯어고치는 프로그램을 하기에 유심히 보게 되었습니다. 다른 집방 프로그램과 다르더군요. 서울주택공사와 서울시, 문체부의 지원을 받아 제작한 프로그램이라고 하는군요. 많은 사람들이 지원했겠지요.
그래서 얼마예요
운 좋게도 뽑힌 의뢰인을 대신해 건축 디자이너들이 서울의 빈집을 추천하면 의뢰인의 선택으로 리모델링 집이 결정됩니다. 진행자 라미란은 극에서의 캐릭터와 다르게 아주 차분하게 설명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얼마예요?라고. 그리고 빈집이 별로 마음에 안 들면 표정에서 나타납니다. 은근히 보는 재미가 있더군요.
리모델링? 새집 짓기?
성북구인데 2억이 채 안되는 단독주택도 있었습니다. 곰팡이가 덕지덕지 피고 흉가처럼 으스스한 집을 단번에 계약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건축 디자이너의 도움으로 어렵게 결정을 하고 공사가 진행됩니다. 대부분 너무 낡고 오래된 집이라 골조만 남기고 전부 뜯어냅니다. 공사 중에 예기치 못한 상황도 가감 없이 보여줍니다. 집이 도로를 침범해서 마당 공간이나 건물 일부를 잘라내야 하는 일도 발생하고, 지반이 약해 지반 공사를 다시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건축비가 처음 예상한 비용에서 2,3천만 원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빈집을 사서 건축을 다시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모두 보여주지요.
빈집 매입이 2억에서 3억, 건축비가 2억, 추가비용이 3천만 원 정도의 선에서 완성되는 것을 봤습니다. 5,6억에 2층짜리 집을 지었는데, 집을 재테크의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런 방법도 좋아 보입니다. 다만 주변 입지도 중요하겠지요. 혹시라도 가까이에 큰 건물이라도 들어선다면 어떻게 할지 이런 고민도 해야 할 것 같아요. 새로 지어진 집은 정말 그야말로 새 집입니다.
빈집 재생사업과 가능성
취지는 좋은 것 같습니다. 집을 재테크의 수단으로만 생각하니 아파트를 지어봤자 집 없는 사람은 계속 없는 이상한 현상이 날로 심해져 가는데 인식의 전환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SH와 서울시는 지난 2018년부터 서울시내 빈집실태조사를 하고 빈집사업시스템인 빈집 뱅크를 구축하면서 빈집정비사업을 시작했지요. 강북구의 빈집 정비계획도 오늘 발표되었는데, 빈집 수리에 서울가꿈주택사업의 보조금과 융자금을 지원하는 등 서울시와 구 단위의 빈집 재생 사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기존에 있는 주택들을 잘 활용하고 특히, 이 사업에 서민들의 지원책을 강화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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