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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리뷰

졸혼 뜻 행복하기 위한 선택

by ∝♧ 2021. 2. 4.

졸혼 뜻은 어찌 보면 재미있습니다. 결혼을 졸업하다니. 학교처럼 사회적으로 정해진, 마땅히 거쳐야 하는 코스로 여겨졌던 결혼이라는 제도 속에서 충분히 의무를 다한 후에 서로에게 주어지는 졸업장과도 같은 의미도 있습니다. 졸혼이라는 단어는 일본 작가의 '졸혼을 권함'이라는 책이 인기를 끌면서 유행하게 되었습니다.

 

졸혼 뜻

TV프로그램이긴 하지만 노사연과 이무송의 졸혼 예고, 이외수 작가, 백일섭 배우, 신성일 엄앵란 배우 등, 졸혼을 앞두거나 이미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졸혼은 말 그대로 결혼 생활을 졸업한다는 뜻으로 이혼하지 않고 서로의 독립적인 생활을 인정하며 사는 것을 말합니다. 거처를 달리할 수도 있고 한 곳에 살면서 각자의 독립성을 인정하며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졸혼은 법적으로는 혼인한 부부로 인정합니다. 그럼 왜 졸혼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을까요.

 

결혼 제도

졸혼에 대해서 생각하기 전에 먼저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합니다. 결혼은 사회적으로 한 집에서 사는 것, 일부일처를 전제로 합니다. 그 전제를 한 평생 이어가기로 약속한 것이죠. 또한 사랑의 결과로써 당연히 따라오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관계에 대해 성실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기 때문에 서로의 성격이나 생활방식이 맞지 않는다 해도 어느 정도 맞춰가며 살아야 합니다. 특히나 가족주의적인 우리나라에서는 배우자의 가족과의 관계도 신경 써야 하지요.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싸움들이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사랑하는 사이뿐 아니라 인간과 인간 사이에는 가까워질수록 갈등이 일어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봅니다. 사람이 다 같지 않으니까요. 사랑하는 사이라면 오히려 사소한 것들로부터 갈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와 같이 사는 사랑하는 사람은 나와 같아야 한다는 착각일 수도 있습니다. 어찌 됐든 서로 다른 인간이 수십 년을 같이 사는 데엔 참 많은 이해와 노력이 뒤따릅니다. 아주 좋은 짝을 만나도 그런 노력이 필요하죠.

 

졸혼을 하는 이유

다행히 그런 과정 속에서 서로 이해하고 인정하며 잘 살아가는 부부도 많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시점에서, '졸혼을 권함'의 작가처럼 육아를 끝내고 나서 문득, 결혼 생활에 대해 깊이 고민하기 시작하는 순간이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좋은 결혼이지만,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배우자와 자식을 위해서만 달려온 지난 세월에 대한 회의일 수도 있고, 나쁜 결혼 생활을 유지해오며 견뎌온 것들에 대해 이제 너무나 지쳐버렸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혼을 하기엔 너무나 많은 댓가를 치러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약 여전히 배우자를 신뢰하고 사랑하지만 쉬고 싶다는 생각과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마음이 클 경우엔 굳이 마음에 큰 상처를 가져올 이혼을 할 필요가 없겠지요. 물론 이런 경우에도 이혼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에 따라 다르겠지요. 그러나 제아무리 자유로운 영혼이라 하더라도 모든 관계가 끝이 난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혼은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로 합의하여 이혼을 하더라도 그 신뢰관계는 이어지지 않지요. 관계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고 동시에 각자의 다른 생활 방식을 이제 존중하기 위한 것, 그것이 졸혼을 하는 이유일 겁니다.

 

졸혼과 이혼

사실 몇십년을 같이 살아도 여전히 취향은 같아질 수가 없고 생활습관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거의 그렇죠. 결혼이라는 것이 자기를 조금은 희생하며 사는 것일지라도 가끔은 그 희생이 일방적이거나 매일매일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 장기적으로 부부관계를 망쳐놓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미 신뢰가 깨진 관계는 당연히 이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믿지 못하는데 어떻게 함께 살 수 있을까요. 물론 경제적인 이유로 어쩔 수 없이 같이 사는 기간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인생이란 시간이 그리 길지도 않은데 불행한 결혼을 길게 이어나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100세 시대를 향해 가고 있는 마당에 반 세기 이상을 그렇게 살아선 안 되겠지요. 사실 행복한 결혼도 한 평생을 살기엔 좀, 아니 많이 긴 것 같은데 말이죠.

 

더 행복하기 위한 선택

요즘은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로 결혼을 안하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는데요, 결혼 제도가 있는 한 이혼이란 것은 여전히 엄청난 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만약 부부관계가 아직 신뢰하는 관계라면 졸혼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졸혼에 대한 합의 이전에 충분한 대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졸혼 선언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고, 서로에게 졸혼이 아닌 더 좋은 대안이 마련될 수 있으니까요.

각자에게 휴식 기간을 주고 생활 방식을 애써 맞추지 않아도 되는, 졸혼을 대신할 더 좋은 방법을 찾는다면 그 방법대로 먼저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서로가 더 행복하기 위해 새로운 선택을 하는 것이,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이 아닐까요. 사랑과 결혼이라는 이름 아래, 나로 인해 상대가 상처를 견디며 살아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이기적이고 무서운 일이겠지요. 어떤 선택을 하든 지금보다 더 행복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걸 공감하고 믿는 것이 중요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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